Claude Design 첫 사용기 — 로고 텍스트 하나 옮기는 데 20분 쓰고도 실패한 이유

Claude Design이 공개된 게 4월 17일(미국 현지)이고, 한국에서 쓸 수 있게 된 건 그 직후였다. 앞서 올린 Figma 7% 급락 글에서는 이 출시가 시장을 어떻게 흔들었는지 거시적 관점에서 다뤘는데, 이번 글에서는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실제로 써봤더니 어땠는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그래서 실무에서는 어떻게 쓰면 좋을지 적어본다.

Claude Design 첫 화면
Claude Design 첫 화면

오늘 직접 써봤다 — 로고 텍스트 하나 옮기는 데 20분

Claude Design을 오늘 처음 써봤다. 시켜본 작업은 꽤 단순했다. 이미 가지고 있는 로고 파일에서 텍스트 위치만 살짝 옮겨 달라는 것. 디자이너가 손으로 하면 1분도 안 걸릴 법한 일이다.

그런데 Claude Design은 이 요청을 받자마자 픽셀 단위로 이미지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텍스트가 어디 있는지 좌표를 파악하고, 주변 요소들과의 위치 관계를 계산하고, 전체 레이아웃 규칙을 재구성하려 드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20여 분 동안 “구조 분석”이 이어졌는데, 결국 제대로 된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같은 요청을 Gemini의 이미지 편집 모델 나노바나나에 넘겨봤다. 1분이 채 걸리지 않아 원하는 결과가 나왔다. 텍스트 위치는 옮겨졌고, 로고의 나머지 부분은 그대로 유지됐다.

당황스러웠다. 같은 “이미지 편집 지시”인데 한쪽은 20분을 쓰고도 실패, 다른 쪽은 1분 만에 완료라니. 내가 프롬프트를 잘못 쓴 건가 싶어 지시 내용을 다시 들여다봤지만, 똑같이 단순했다. 뭔가 도구의 성격 자체가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혹시 나만 그런가 싶어 찾아봤더니

찾아보니 나만 겪은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출시 며칠 사이 올라온 해외·국내 후기들을 모아보면 같은 지점에서 부딪힌 사용자들이 꽤 많았다.

Hacker News에 25년 경력 디자이너가 남긴 평가가 특히 눈에 띄었다. 그는 “로고 작업은 형편없다”고 못박았다. “피드백을 잊고 이전 버전으로 되돌아가는 등 UX가 답답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기존 디자인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항상 처음부터 다시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는 대목은 내가 오늘 겪은 “과잉 분석” 성향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다.

국내 피그마 커뮤니티 Figmapedia에 올라온 3~4번 테스트 후기도 비슷한 지점을 짚었다. 좋았던 점으로 “컴포넌트와 디자인 시스템의 일관성 유지”를 꼽으면서도, 아쉬운 점으로는 “로고나 벡터 이미지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직접 폰트 파일을 첨부하면 오류가 잦아 웹 폰트를 쓰는 게 낫다”는 실무 팁도 남겨둔 걸 보면, 출시 직후 직접 써본 디자이너들이 비슷한 벽에 부딪히고 있는 것 같다.

국내 최대 피그마 커뮤니티 Figmapedia 랜딩 페이지
국내 최대 피그마 커뮤니티 Figmapedia 랜딩 페이지

디지털인사이트가 전한 Reddit 디자인 커뮤니티의 비판은 좀 더 강했다. 한 사용자는 “클로드 디자인은 기존 소스를 짜깁기한 ‘클립아트’의 현대판에 불과하다”며 “사용자 경험(UX)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껍데기만 양산하는 ‘디자인 공해(Slop)’가 넘쳐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지적들의 공통점을 정리해 보면, Claude Design은 “처음부터 전체 구조를 새로 만드는 작업”에는 강하지만 “기존 자산을 부분적으로 편집하는 작업”에는 취약해 보인다. 로고 하나를 다듬거나 이미지 한 부분을 바꾸는 식의 작업은 Claude Design의 설계 철학과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왜 그럴까? — 오늘의 소동과 검색으로 찾은 결론

왜 그런지 정답은 앤트로픽만 알겠지만, 내 경험과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들을 이어보면 꽤 그럴듯한 설명 하나가 떠오른다.

Claude Design의 엔진은 Opus 4.7인데, 이 버전이 가장 강조한 특징이 바로 “엄격함(rigor)”이다. 모델이 지시를 문자 그대로 따르고, 모호한 프롬프트를 멋대로 해석하지 않는다는 방향성. 기업 환경에서 AI가 답을 부풀리거나 환각을 만들어내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설계인 셈이다.

이 설계는 코딩이나 에이전트 작업, 금융 분석처럼 “구조적 추론”이 필요한 작업에는 분명 강점이 된다. 그런데 디자인 작업, 특히 “이 텍스트만 옮겨줘” 같은 국소적 이미지 편집에서는 같은 성향이 정반대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요청을 받은 Claude가 “이 작업을 제대로 하려면 전체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픽셀 분석이나 레이아웃 파악 같은 작업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디자이너가 감각으로 1분에 끝낼 일을 20분간 “논리적으로 이해”하려 드는 셈이다.

반면 나노바나나는 이미지 확산(diffusion) 모델 기반이다. “텍스트가 여기 있었는데 저기로 옮겨달라”는 요청을 시각적으로 받아서 시각적으로 처리한다. 구조 분석 없이 결과물 이미지를 직접 생성해버리니 빠를 수밖에 없다.

이걸 한 줄로 정리하면 추론형 AI와 생성형 AI의 차이로 볼 수 있겠다. Claude Design은 Opus 4.7의 추론 능력을 디자인에 붙인 도구이고, 나노바나나는 이미지 생성 모델을 직접 쓰는 도구니까, 작업 성격에 따라 어느 쪽이 맞는지가 갈리는 셈이다. 오늘 내 경험과 해외 리뷰들을 맞춰본 잠정적 결론인데, 앞으로 더 써보고 다른 사용자 후기가 쌓이다 보면 더 선명해질 부분이지 싶다.

그럼 Claude Design이 강한 영역은 어디일까

Claude Design logo
Claude Design logo

반대로 Claude Design이 강한 영역도 해외 후기에 꽤 명확하게 드러난다.

Creator Economy의 한 리뷰어는 16분 동안 Claude Design으로 애니메이션 비디오와 투자 유치용 발표 자료(피치덱), 랜딩페이지, 모바일앱, 디자인 시스템까지 다섯 가지를 만들어봤다고 한다. “수동으로 하면 며칠은 걸렸을 작업”이라는 평가였는데, 특히 피치덱 생성에서 좋은 평을 얻은 모양이다.

Medium의 Design Bootcamp 리뷰에는 “3개 프롬프트로 태스크 매니저 앱 만들기” 과정이 공개되어 있다. 첫 프롬프트로 3개 화면의 초안을 뽑고, 두 번째로 디자인 시스템을 정교화하고, 세 번째로 Claude Code에 넘겨 실제 코드까지 생성했다고 한다. “주말이 걸리던 작업이 세 번의 프롬프트로 끝났다”는 결론이다.

이 사례들의 공통점을 보면 모두 “백지에서 전체를 새로 설계하는 작업”이다. 피치덱, 랜딩페이지, 앱 초안, 대시보드 — 구조를 이해하고 설계해야 하는 작업들 말이다. 여기서는 Opus 4.7의 엄격한 추론이 오히려 강점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오늘 시켰던 “기존 로고의 텍스트 위치 이동”은 정반대 성격의 작업이었던 셈이다.

토큰 소모도 만만치 않다

가장 자주 언급되는 한계가 토큰 소모 문제인 듯하다. 내 경우에도 20분간의 불필요한 픽셀 분석이 결국 결과물 없이 끝났을 만큼, 과잉 분석이 곧 과잉 토큰 소모로 이어지는 것 같다.

해외 수치를 모아보면 좀 더 구체적이다. PCWorld 리뷰어는 “30분 써봤더니 일주일 락아웃됐다”고 했고, CopyRocket은 “중간 크기 프로젝트 하나에 Pro 플랜 주간 한도가 거의 소진”이라고 썼다. The New Stack은 “디자인 시스템 하나와 프로토타입 하나, 약간의 수정만으로 Pro 주간 할당량 50%가 날아갔다”는 꽤 구체적인 수치도 남겼다. Figmapedia도 “Max 요금제에서 화면 2~3개만 잡아도 한도에 닿는다”고 했으니, 토큰 문제는 공통된 경고라고 봐도 될 것 같다.

한국 사용자에게는 추가적인 불리함도 있다. Claude는 한국어 토크나이즈가 타사 LLM에 비해 최적화가 덜 되어 있어서, 같은 내용의 프롬프트라도 한국어로 입력하면 부하가 더 크고 한도 소모도 더 빠르다. 한도에 민감한 Pro 플랜 사용자라면 한국어 작업 시 체감 불편이 더 클 수 있겠다.

Opus 4.7은 출력 한 건당 1.5~7달러의 초과 과금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본격적인 실무에 쓰려면 Max 플랜 이상을 고려해야 할 텐데, 그마저도 과잉 분석 성향이 남아 있는 한 토큰 소모는 예측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알려진 버그와 실무 주의사항

앤트로픽 공식 문서는 출시와 동시에 “experimental preview” 단계라는 점을 명시하면서 몇 가지 버그를 공개해 뒀다. 리서치 프리뷰 제품에서 이런 투명한 공개는 드문 편인데, 사용자가 헤매지 않도록 배려한 부분으로 보인다.

인라인 코멘트가 Claude가 읽기 전에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코멘트 내용을 채팅창에 다시 붙여넣으면 된다고 한다. compact view 레이아웃 모드에서 저장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데, full view로 전환한 뒤 재시도하면 해결되는 모양이다. 매우 큰 레포지토리를 연결하면 지연이나 브라우저 이슈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공식 문서에는 없지만 실무에서 부딪힐 만한 추가 제약도 있다. 실시간 협업이 아직 지원되지 않아서 Figma식 다인 편집은 불가능하다. 드래그 앤 드롭으로 요소를 자유롭게 재배치하는 기능도 아직 없고, 데스크톱 앱이나 터미널 통합 없이 브라우저에서만 작동한다.

국내 기업 환경에서 쓰려고 할 때 예상되는 제약도 몇 가지 있다. 회사 서비스 URL을 입력해 디자인 시스템을 자동 추출하는 기능은 공개 웹사이트 기준이라서, 로그인 기반의 내부 업무 시스템에는 해당 사항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회사가 Polymer 같은 Web Components 기반 프레임워크를 쓰고 있다면 URL 스크래핑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제한될 수 있다. 무엇보다 회사 자산을 외부 AI에 올릴 때는 보안 정책과 고객사 NDA를 먼저 확인하는 게 당연한 순서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이렇게 써 보면 어떨까

오늘 하루 써보고 해외 후기들과 맞춰보면서 찾아본 실무 조합법을 정리하면 이렇다.

Claude Design이 맞는 작업. 피치덱, 랜딩페이지 초안, 앱 프로토타입, 대시보드 구조, 한 장 요약 자료(원페이저), 와이어프레임처럼 “백지에서 구조를 설계하는 0→1 작업”에 강점이 있다.

Claude Design이 안 맞는 작업. 로고 수정, 이미지 부분 편집, 기존 자산 다듬기 같은 일은 나노바나나나 Midjourney 같은 생성형 이미지 편집 도구가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 오늘 내가 겪은 게 딱 이 경우였다.

정교한 마무리. Figma와 Canva는 여전히 강한 영역이다. 픽셀 단위 조정, 팀 협업, 브랜드 킷 관리 같은 건 기존 도구가 더 안정적이다. Claude Design으로 초안을 빠르게 뽑고, 이후는 기존 도구로 넘기는 조합이 지금으로선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

써보기 전에는 “Figma를 대체할 도구”라는 서사에 가까워 보였는데, 써보고 나니 생각이 좀 달라졌다. Figma를 대체한다기보다는, 디자인 작업의 특정 구간(0→1 단계)을 담당하는 새로운 도구가 등장했다고 보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다. 이 도구가 잘하는 일을 시켜야지, 어떤 일에도 잘할 거라 기대하면 오늘 나처럼 20분짜리 픽셀 분석 끝에 아무 결과도 없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번 출시가 앤트로픽의 IPO 일정과 제품 라인업 전략 맥락에서 어떻게 읽히는지, 그리고 Canva와는 왜 협력하고 Figma와는 왜 경쟁 구도로 갔는지는 따로 정리할 글로 이어가 볼 생각이다. 이 글에서는 실무자 관점에서 “어떻게 쓰면 좋을지”까지만 짚어봤다.

3줄 요약

  • 오늘 Claude Design에 로고 텍스트 위치 이동을 시켰더니 20분간 픽셀 분석만 하다가 결국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같은 작업을 나노바나나에 시키니 1분도 안 걸렸다.
  • 찾아보니 해외 얼리 어답터들도 같은 지점(“로고 작업 형편없다”, “처음부터 다시 만들려는 경향”)에서 부딪힌 모양이다. Opus 4.7의 엄격한 추론 성향이 국소적 이미지 편집에서는 과잉 분석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 Claude Design은 “0→1 구조 설계”(피치덱·랜딩페이지·앱 초안)에 쓰고, 이미지 편집은 나노바나나 같은 생성형 도구에, 정교한 마무리는 Figma/Canva에 맡기는 도구 분업이 지금으로선 가장 합리적인 조합으로 보인다.

참고 기사와 문서

  • Anthropic 공식 문서, “Get started with Claude Design”, Claude Help Center
  • PCWorld, “I tried Claude Design for half an hour. I’m already locked out for a week”, 2026.04.17
  • Creator Economy, “Claude Design: Everything You Can Build in 16 Minutes”, 2026.04.18
  • CopyRocket AI, “I Tested Claude Design on My Real Brand”, 2026.04.18
  • Medium Design Bootcamp, “Claude Design Complete Guide: Figma to Frontend”, 2026.04.18
  • 디지털인사이트, “피그마 대체할까? 앤트로픽, ‘클로드 디자인’ 출시”, 2026.04.19
  • Figmapedia, “피그마 토큰 녹아내린다는 클로드 디자인 3~4번 테스트 기록”, 2026.04.19
  • Hacker News, GeekNews에서 인용된 25년 경력 디자이너의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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