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laude를 쓰면서 이상한 일들이 자꾸 겹쳤다. 토큰이 갑자기 빨리 닳고, 답변이 어딘가 얕아진 느낌이고, “오늘은 그만하자”는 권유가 잦아졌다. 처음엔 우연이라 넘겼다. 그런데 같은 시기 Anthropic의 IPO 논의가 본격화되고, 가치평가가 두 달 만에 두 배로 뛰고, 신제품이 일주일 사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어제(4월 21일)는 Pro 플랜에서 Claude Code를 조용히 빼려다 발각되는 일까지 있었다. 이 일들 사이에 어떤 연결이 있을까. 단정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의문은 던져둘 만하다.

의문 1 — 왜 4월 16일과 17일에 쏟아졌을까
최근 3주 사이 Anthropic에서 일어난 일들을 나열해보면 이렇다.
4월 6일 Goldman Sachs, JP Morgan, Morgan Stanley와의 IPO 논의가 처음 보도됐다. 4월 7일 Mythos(비공개 상위 모델)가 공개됐다. 4월 12일 Mythos 위험성 논란으로 출시를 연기했다. 4월 14일 Anthropic 최고제품책임자 Mike Krieger가 Figma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4월 16일 Opus 4.7이 출시됐다. 4월 17일 Claude Design이 출시됐고 Figma 주가가 7% 급락했다. 4월 18일 800억 달러 가치평가 제안 보도가 나왔다.
13일 동안 일곱 개의 굵직한 사건이 압축됐다. 우연일 수도 있다. 다만 IPO 일정과 신제품 출시, 경쟁사 이사회 사임, 가치평가 급등이 이렇게 짧은 구간에 겹치는 패턴은 IT 업계에서 그리 흔하지 않다.
의문 2 — 왜 갑자기 토큰을 더 먹나
Opus 4.7이 출시된 직후 토큰 소모가 비정상적으로 늘었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새 토크나이저로 입력 토큰이 1.0~1.35배 증가했다는 건 Anthropic도 공식 인정한 부분이다. 일부 기술 문서 테스트에서는 1.47배까지 측정됐고, 실제 에이전트 작업 포함 사용에서는 1.5~3배 비용 증가가 보고됐다. Pro 사용자 중에 “질문 세 개로 한도 도달”을 경험한 사례가 X에 돌았고, GitHub Copilot은 Opus 4.7 사용에 7.5배 프리미엄을 부과했다.
그리고 어제(4월 21일) PCWorld가 올린 Claude Design 사용기에 이런 기록이 있었다. 웹 프로토타입 세 개 버전을 25분 만에 만들었는데, 이 작업만으로 Pro 플랜의 주간 Claude Design 할당량 80%가 소진됐다. 실수로 작업을 날리고 Sonnet 4.6으로 재생성을 시도했더니 남은 할당량이 5분 만에 바닥났다.
Anthropic 측은 “효율성 개선이 상쇄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용자 체감과 외부 측정, 그리고 공식 사용기마저 그 설명과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이게 단순한 기술 변경의 부작용인지, 비용 구조 조정의 일부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의문 3 — 왜 품질 지표가 떨어졌나
성능 회귀에 대한 보고도 같은 시기에 나왔다.
MRCR 벤치마크(긴 문맥 검색 능력 측정)에서 4.6이 78.3%였는데 4.7은 32.2%로 떨어졌다. 46%포인트 폭락이다. 구체 사례도 돌았다. “strawberry에 P가 두 개 있다”고 답한 경우, 이력서를 다른 학교·다른 성씨로 재작성한 경우, “내가 게으르게 행동하고 있었다”는 자기 고백 스크린샷이 공유됐다. Reddit “심각한 회귀” 게시물은 2,300 추천을 받았고 X의 비슷한 게시물은 14,000 좋아요를 기록했다.
커뮤니티에서는 “4.6의 nerf 이전 버전을 4.7로 재포장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다. Anthropic은 직접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Claude Code 책임자 Boris Cherny가 GitHub에서 “adaptive thinking 기능에 일부 버그가 있었다”고 부분 인정한 정도다.
의문 4 — 왜 시간대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나
AMD AI 그룹 디렉터 Stella Laurenzo가 GitHub 이슈 #42796에서 팀의 Claude Code 세션 로그를 정량 분석했다. 6,852개 세션, 234,760 툴 호출, 17,871 thinking 블록이 대상이었다.
결과 중 가장 눈길 끄는 게 시간대 패턴이다. Claude Code의 thinking 깊이가 특정 시간대에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관찰됐는데, 그 valley(품질 저하 구간)가 공교롭게 미국 태평양 시간 오후 5시와 7시에 집중됐다. 이 시간대는 일반 업무 피크가 아니라 미국 전체 인터넷 사용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 가깝다.
만약 단순한 “사용자별 throttling”이라면 개별 사용자 작업량에 따라 저하 시점이 들쭉날쭉해야 한다. 모든 사용자에게 공통으로 오후 5시와 7시에 저하가 나타난다는 건, 사용자 개별 제약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부하 대응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쉽게 말해 “GPU가 부족해서 thinking을 줄인다”는 가설의 유력한 방증이다. 결정적 증거는 아니지만 인과를 의심하게 만드는 꽤 강한 상관관계다.
의문 5 — 왜 어제 Claude Code를 몰래 빼려 했나
이게 이번 주의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4월 21일 오후, Anthropic이 pricing 페이지에서 Pro 플랜($20/월)의 Claude Code를 조용히 제거했다. Support 문서도 “Using Claude Code with your Pro or Max plan”에서 “Using Claude Code with your Max plan”으로 바뀌었다. 공지는 없었다. 블로그 글도, 이메일도, 공식 변경 로그도 없었다.

발견한 건 개발자 커뮤니티였다. Ed Zitron이 Internet Archive와 현재 페이지를 비교해 변경을 포착했고, Reddit과 Hacker News, X가 몇 시간 안에 뜨거워졌다. 파장이 커지자 Anthropic Head of Growth인 Amol Avasare가 X에 해명을 올렸다. “2% 신규 prosumer signup 대상 소규모 테스트”라는 것이었다. 몇 시간 뒤 pricing 페이지는 조용히 원상 복구됐다.
Simon Willison이 이 사건을 정리하면서 이렇게 썼다. “2%라고 했지만 내가 이야기한 사람들 모두가 새 가격표를 봤고 Internet Archive에도 스냅샷이 있다. 이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Anthropic의 가격 투명성에 대한 내 신뢰가 흔들렸다.”
PCWorld는 한 걸음 더 나갔다. “이건 결국 $20 플랜의 Claude Code가 $100 플랜으로 옮겨가는 예고편이다.” Sam Altman은 Avasare의 해명에 “ok boomer”라고 받아쳤다. OpenAI는 Claude 사용자들을 Codex로 데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였다.
가장 눈에 띈 건 Avasare 본인의 설명이다. “현재 플랜은 이걸 위해 설계된 게 아니다. 구독자당 사용량이 크게 늘었고, 우리는 이미 주간 한도와 피크 시간 제한을 조정해왔다.” The Register는 이걸 이렇게 해석했다. “Anthropic의 구독 플랜은 토큰 장부가의 10분의 1 이하로 요금을 매기고 있다. 전력 회사가 피크 시간대 사용을 제한하듯 AI 서비스도 같은 길을 가는 중이다.”
이 사건이 앞의 네 의문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토큰 정책 조정, 회피 로직 도입, 신제품 가속 출시, 그리고 이번 조용한 가격 조정 시도까지, 모두 “비용 구조 압박”이라는 한 방향을 가리킨다.
의문 6 — 왜 이 모든 일이 동시에 일어나나
개별로 보면 각자 설명 가능한 변화들이다. 토크나이저는 기술적 결정이고, 벤치마크 변동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가격 테스트는 정상적인 사업 실험이고, IPO는 자본 조달의 경로다. 그런데 이 넷이 같은 시기에 겹치는 게 우연일까.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큰 그림을 보면 이렇다. Anthropic의 ARR(연간 반복 매출)은 2025년 12월 90억 달러에서 2026년 4월 300억 달러로 네 달 만에 233% 폭증했다. 가치평가는 2월 380억 달러에서 4월 800억 달러로 두 배가 됐다. IPO는 2026년 10월 또는 2027년 3월로 논의되고 있고, 추정 IPO 가치는 5,600억~10,400억 달러 선이다. 그런데 영업 마진은 추론 인프라 비용이 예상보다 23% 초과하면서 약 40%까지 떨어졌다. 매출 1달러당 60센트 이상이 GPU 클러스터로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IPO를 앞둔 회사는 두 방향의 압박을 동시에 받는다. 매출은 끌어올리고, 비용은 누르는 것. 빠른 신제품 출시는 매출 확장 방향이고, 토큰 정책 조정과 회피 로직은 비용 절감 방향이다. 그런데 이 두 방향이 사용자 입장에서는 같은 문제로 나타난다. 새 제품을 쓰면 토큰이 빨리 닳고, 원래 쓰던 제품은 품질이 떨어지고, 더 비싼 플랜으로 유도된다. 결정적 증거는 없다. 다만 패턴이 일관된다는 점은 남는다.
IT 현장 20여 년 시각에서 본 의미
이 가설이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IT 현장에서의 의미를 짚어본다면 몇 가지 지점이 걸린다.
첫째, 유료 구독 모델에서 기본값을 조용히 낮추는 문제다. Claude는 월 20달러(Pro)부터 월 200달러(Max 20x)까지 유료 구독 모델이다. 구독자 입장에서 “내가 받는 서비스 품질이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암묵적 기대가 있다. 만약 기본값을 낮추고 “effort를 max로 설정하면 된다”고 안내하는 구조라면, 이는 “아는 사람만 제대로 쓰는 정보 비대칭”을 만든다. 엔터프라이즈 계약 조건 해석에 따라서는 논란이 될 여지도 있다.
둘째, 인프라 부하 대응이 사용자 경험으로 전가되는 문제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특정 시간대에 느려지는 건 흔한 일이다. 다만 “느려진다”와 “답변 품질이 낮아진다”는 다른 차원의 이슈다. 전자는 인내의 문제지만 후자는 서비스 신뢰의 문제다. 특히 AI 답변 품질은 사용자가 즉시 판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조용한 품질 저하는 더 문제가 된다.
셋째, 타이밍 문제다. Anthropic은 2026년 3월 초 ARR 90억에서 4월 초 300억으로 넉 달 사이 233% 늘었고, 10월 IPO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이 시점에 비용 구조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물론 이는 하나의 해석일 뿐이고, 다른 설명(단순 기술적 최적화, 트래픽 급증 대응)도 여전히 유효하다.
넷째, 이번 사태가 드러낸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문제다. Claude Code를 Pro에서 빼려는 시도를 공지 없이 진행했다가, 발각되자 “2% 테스트”라고 해명하고 조용히 되돌리는 방식은 IT 업계에서 신뢰를 쌓는 방식이 아니다. Simon Willison이 지적한 “가격 투명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는 말은 기술자 커뮤니티가 이런 방식에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준다.
그럼 사용자는 어떻게 할까
가설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대응을 안 할 이유는 없다.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도 몇 가지 실용적인 대응책이 나온다.
작업 중 AI가 “쉬라”거나 “나중에 하라”고 권유하면 일단 의심해보는 게 좋다. 이게 진짜 배려인지, thinking 절약 로직의 부작용인지 판별하기 어려우니 말이다. 이럴 때는 “계속 진행”을 명시적으로 요청하거나 effort 수준을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Claude API나 Claude Code에서는 effort 파라미터를 명시적으로 “high” 또는 “xhigh”로 설정할 수 있다. 기본값에 맡기지 말고 직접 지정하는 게 안전하다. 특히 복잡한 작업을 맡길 때는 이 설정이 눈에 띄게 결과를 바꾼다.
중요한 작업을 미국 인터넷 피크 시간대(한국 시간 오전 9시~11시 사이)에 돌리는 건 피하는 게 좋을 수 있다. AMD 분석이 맞다면 이 시간대에 thinking 품질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있다.
구독 플랜 조건이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약 갱신 시점을 기록해두는 게 좋다. 특히 연간 선결제를 한 사용자라면 Anthropic의 약관 변경 정책을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Claude Code가 Pro에서 빠지는 변경이 실제로 적용되면 월 20달러 사용자에게는 실질적으로 다섯 배의 가격 인상이 된다.
대안 도구 병행 검토도 합리적이다. 한 도구에 전적으로 의존하면 그 도구의 품질 변동에 작업 전체가 흔들린다. OpenAI Codex, Gemini 같은 대안을 함께 쓰면서 “이번 작업은 어느 쪽이 더 맞나” 판단하는 워크플로우가 지금 시점에서는 더 안전하다. 앞서 쓴 Claude Design 첫 사용기에서 도출한 “도구 분업”의 연장선이다.
지금 시점의 결론
이 글에서 던진 여섯 가지 의문에 대한 확정적 답은 아직 없다. Anthropic이 의도적으로 사용자 경험을 희생하고 있다고 단정하기엔 증거가 부족하고, 그렇지 않다고 단정하기에도 패턴이 너무 일관된다. 다만 가설을 뒷받침하는 단서들이 꽤 유력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어제 드러난 Claude Code 가격 테스트 사건은 이 흐름의 한 단면을 직접 보여줬다. 무엇이 보도되지 않은 사이에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지, 사용자가 발견하기 전까지 얼마나 돌아갔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Avasare가 직접 인정한 “현재 플랜은 이걸 위해 설계된 게 아니다”라는 말은, 앞으로 더 많은 조정이 있을 거라는 예고로 읽힌다.
앞으로 몇 달, Anthropic이 IPO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이 가설이 검증될 기회가 계속 생길 것이다. 그때까지는 사용자 입장에서 관찰하고 기록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작업 중 “오늘은 그만하자”는 말을 다시 들을 때,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이제 좀 달라졌다. 그냥 AI의 배려가 아니라, 뭔가 다른 맥락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게 됐다. 이 글도 그런 관찰의 한 기록이다.
3줄 요약
- 최근 3주 동안 Anthropic 가치평가가 두 배로 뛰고, 신제품이 연달아 출시되고, 토큰 정책과 모델 품질에 일관된 변화가 관찰됐다. 4월 21일에는 Claude Code를 Pro 플랜에서 조용히 빼려다 발각되는 일까지 있었다.
- 토크나이저로 인한 토큰 1.35배 증가, MRCR 벤치마크 46%포인트 하락, “오늘은 그만하자”는 회피 패턴 증가, 가격 테스트 사건이 모두 IPO 압박 시기의 비용 절감 가설과 일치하는 방향이다. 결정적 증거는 아니지만 패턴이 일관된다.
- 사용자가 할 수 있는 건 변화 인지, effort 수준 명시 설정, 피크 시간대 회피, 대안 도구 병행 준비, 구독 약관 모니터링이다. IPO 일정이 임박할수록 이런 일들은 더 자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참고 기사와 자료
- The Register, “Anthropic tests reaction to yanking Claude Code from Pro”, 2026.04.22
- Simon Willison, “Is Claude Code going to cost $100/month? Probably not—it’s all very confusing”, 2026.04.22
- PCWorld, “Anthropic considers pulling Claude Code from its $20 Pro plan”, 2026.04.22
- Ed Zitron (Where’s Your Ed At), “News: Anthropic (Briefly) Removes Claude Code From $20-A-Month Pro Subscription Plan”, 2026.04.22
- BigGo Finance, “Anthropic Tests Removing Claude Code from Pro Plan”, 2026.04.22
- TheNextWeb, “Anthropic attracts $800 billion valuation offers as revenue surges to $30 billion”, 2026.04.15
- TechCrunch, “Anthropic’s rise is giving some OpenAI investors second thoughts”, 2026.04.14
- Euronews, “The rapid ascent of Anthropic — Inside the strategy behind an $800 billion valuation”, 2026.04.18
- Morningstar, “OpenAI, Anthropic Highlight Revenue Gains as IPO Hype Builds”, 2026.04
- Startup Fortune, “Anthropic’s Claude Opus 4.7 launch has triggered a wave of community backlash”, 2026.04
- Botmonster Tech, “Claude Opus 4.7: What X and Reddit Users Are Saying”, 2026.04.18
- AMD Stella Laurenzo, GitHub Issue #42796, 2026.04.06
- Boris Cherny (Anthropic, Claude Code 책임자), GitHub 이슈 스레드 공식 해명
- Amol Avasare (Anthropic Head of Growth), X 게시물, 2026.04.22
- Threads @choi.openai, “최근 Claude가 유독 멍청해졌다고 느끼셨다면”, 202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