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6분의 1로 줄일수 있다는 ‘터보퀀트’ – 반도체 위기인가,기회인가?

논문 하나에 삼성전자 주가가 4.71% 빠진 날

3월 26일,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만에 4.71% 내려앉았다. SK하이닉스는 6.23%, 미국 마이크론은 6.97%, 샌디스크는 무려 11%가 빠졌다. 이틀 새 삼성전자·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시가총액에서 사라진 돈이 109조 원이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방아쇠를 당긴 건 구글 리서치가 올린 블로그 포스트 하나였다.


‘터보퀀트’가 뭔데 이 난리인가

터보퀀트(TurboQuant)는 AI가 대화할 때 쓰는 임시 메모리를 압축하는 기술이다. 좀 더 풀어보면 이렇다.

ChatGPT나 구글 제미나이에 “아까 내가 말한 그 식당 기억해?”라고 물으면, AI는 이전 대화를 어딘가에 저장해두고 꺼내온다. 이 임시 저장소를 KV 캐시라고 한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이 창고가 커지고, 메모리를 많이 먹는 구조다.

터보퀀트는 이 KV 캐시를 정확도 손실 없이 압축할 수 있다는 기술로, 구글은 메모리 공간을 6분의 1만 사용하고 엔비디아 GPU H100 기준 연산 속도는 8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Asiae

시장의 논리는 단순했다. “메모리를 6분의 1만 써도 된다면, HBM 반도체를 그만큼 덜 사도 되는 거 아닌가?” 매도 버튼이 눌렸다.


그런데 이 기술, 아직 논문 단계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터보퀀트는 현재 실제 서비스에 적용된 기술이 아니다. 원본 논문은 2025년 4월에 이미 공개됐던 기술로, 약 1년 전 제안된 내용이 4월 ICLR 학회 발표를 앞두고 재조명되면서 시장을 흔든 것이다. ZDNet Korea

현재까지 공식 오픈소스 코드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며, 실제 프로덕션 환경의 주요 서빙 프레임워크에는 아직 통합되지 않았다. Richinfohub 구글이 자사 제미나이에 먼저 적용한 뒤 점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 수준이다.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과 실제 파급력은 아직 불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며, 시장의 시선은 학술대회 이후 나올 구체적인 적용 일정과 성능 검증 결과에 쏠려 있다. G-News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도 “어디까지나 논문 단계의 알고리즘 공개로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이 “낙폭 과잉”이라고 말하는 이유

반도체 전문가들의 반응은 시장과 달랐다.

KAIST 김정호 교수: “HBM처럼 초고속 접근이 필요한 영역에 터보퀀트를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데이터를 압축하고 푸는 추가 작업이 오히려 병목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전문가들은 터보퀀트로 데이터 용량이 줄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그러면 오히려 데이터를 더 빠르게 주고받아야 하는 대역폭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분석한다. 결국 더 고성능의 HBM 수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ZDNet Korea

물리적 현실도 있다. 2026년 현재 HBM 공급 부족은 소프트웨어 기술이 아니라 물리적인 공장 건설과 수율 문제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6년 HBM 물량은 이미 완판된 상태다. ZDNet Korea 알고리즘 논문 하나가 이 거대한 공급 흐름을 즉각 바꾸기는 어렵다.


효율이 오르면 수요가 줄까, 아니면 늘까

역사를 돌아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있다. 영상 압축 기술이 발전해 동영상 파일 크기가 줄었을 때, 사람들이 영상을 덜 봤을까?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제번스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기술의 발전으로 자원 이용의 효율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자원의 전체 소비량은 늘어나는 현상으로, 1865년 영국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가 관찰한 현상에서 유래했다. Thelec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터보퀀트 등 다양한 저비용 AI 기술은 AI 사용 장벽을 낮추고 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며 “연산량 증가와 메모리 탑재량 확대로 AI 생태계가 확장되면 최대 수혜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Herald Corp

한 AI 업계 전문가는 “사람들은 효율이 10배 높아졌다고 해서 하드웨어를 10분의 1만 쓰자고 절대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10배 더 많이 활용하자는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단언했다. ZDNet Korea


3월 31일, 주가는 이미 반등했다

공포가 길지 않았다는 건 주가가 먼저 증명했다.

3월 31일 미국과 이란이 중동 분쟁 종식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국 증시가 일제히 급등했고, 마이크론은 4.98%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은 3.83%, S&P500은 2.91% 올랐다. Tradingkey

터보퀀트 충격은 닷새 만에 대부분 회복됐다.


진짜 봐야 할 신호

터보퀀트 하나가 문제가 아니라, AI 하드웨어 스택 전반에 걸친 ‘건설에서 최적화로’의 국면 전환 신호를 시장이 읽기 시작했다는 게 더 본질적인 변화다. ZDNet Korea

실제로 4월 ICLR 2026에서는 터보퀀트뿐 아니라 엔비디아도 최대 20배 압축이 가능한 KVTC 기술을 같은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ZDNet Korea 소프트웨어 최적화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딥시크가 나왔을 때도 반도체 주가가 폭락했다. 그 이후 HBM 시장은 오히려 기록적으로 성장했다. 그때 공포에 팔았던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본 글은 세계일보(2026.03.30), 헤럴드경제, ZDNet Korea, 머니투데이 등의 보도와 검색을 통해 확인된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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